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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2-18 17:30
다큐멘타리, 기획에서 제작가지(3)
 글쓴이 : ㅁㄴㅇ
조회 : 5,219  
제3장 작업의 시작

작가의 첫 작업은 두 가지 단계로 나누어진다.
(1) 아이디어의 탄생에서부터 제안서의 완성과 수락
(2) 조사 단계에서부터 촬영 스크립트의 수락.

작품 쓰기의 상당 부분이 이 두 단계 모두에서 이루어지는데 그 목적은 서로 다르다. 첫 번째 단계의 목적은 잠정적 후원자에게 작품의 아이디어를 파는 것이다. 두 번째 단계의 목적은 작품의 촬영에서부터 완성을 이끄는 작업서를 준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작가는 장사꾼이나 영업사원이란 말인가? 대부분의 경우, 그렇다! 때로는 작가가 이미 결정된 작품에 참여를 요청받고 단지 스크립트만을 쓰면 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거의 대부분의 작가는 동시에 제작자이거나 또는 제작자와 밀접한 관계를 맺게 된다. 그럴 경우 작가의 첫 작업은 작품의 아이디어를 팔 수 있는 서류를 꾸미는 것이다.
물론 첫 단계의 다른 목적들도 있다. 예컨대 작가가 자산의 머릿속을 정리하고, 근사한 아이디어를 만들어 내고, 후원자가 여기에 동의하게 하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경우 첫 단계의 진정한 목적은 누군가가 작품의 아이디어를 받아들여 5천 달러에서 2만 5천 달러 정도의 제작비를 후원하게끔 만드는 것이다. 이 과정에는 네 가지의 단계가 있다 :

1. 기본적인 제안을 전달한다.
2. 후원자, TV 방송사 또는 후원 단체와 아이디어에 대해 논의한다.
3. 제안서를 써서 전달한다.
4. 제안서에 대해 논의하고 계약서에 서명한다.

이 네 가지 단계는 아이디어가 당신 개인으로부터 나왔다면 모두 필요한 과정이다. 만일 아이디어나 작품의 요청이 텔레비전 방송사나 후원 단체로부터 나온 것이라면 바로 제안서를 작성하면 된다. 이 장에서는 첫 번째와 두 번째에 대해 다루도록 하겠다.


기본 아이디어 또는 제안

기본 제안은 만들고자 하는 작품의 아이디어를 글로 정리한 것이다. 이것은 짧은 기록이나 편지 또는 쪽지가 될 수 도 있는데, 이것이 작품을 후원할 사람의 흥미를 끌어내야 한다. 여기서 핵심은 흥미를 끌어내는 것이다. 기록은 공식적 혹은 비공식적일 수도 있고, 장난스러울 수도, 진지할 수도 있지만 어떤 형식이든 목적은 읽는 사람의 관심을 끌고 흥미와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이어야 한다. 당신이 원하는 반응은 "굉장한 아이디어군! 여기에 대해 좀더 얘기해 봅시다." 이기 때문이다.
이런 기록이나 편지는 대부분 짧고 요점만 간단히 있는 경우가 많다. 만일 아이디어가 좋다면 쉽게 매력을 느낄 수 있다. 제안서의 기능은 이 작품이 어떤 것인지, 아이디어가 왜 매력인지 그리고 어떤 점이 후원자의 관심을 끌 수 있는지를 간략하게 전달하는 것이다. 몇 개의 예를 들어 보자.

도와주세요.
만일 어른들도 병원이 무섭다면 어린아이들에게는 어떨까.
아이들이 병원에 갈 때 겪게 되는 문제는 오랫동안 무시되어 왔다.
따라서 우리는 네 살에서 열 살까지의 어린이들이 공포심을 없앨 수 있는 10분짜리 영화를 만들려고 한다. 이같은 영화의 필요성은 실로 중대하며 우리는 어린이들의 보호와 복지 그리고 그들의 치료에 있어서 세계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웰링턴 병원이 이 영화의 제작과 후원을 담당할 가장 이상적인 기관이라고 생각한다.
예상되는 제작비는 약 1만 2천 달러 정도이다.

제안은 단순하지만 쉽게 파악이 된다. 이런 아이디어는 대개 만일 관심이 있으면 이 문제를 좀 더 심도 있게 논의할 만남을 갖자는 편지와 함께 제시된다. 편지는 병원측이 이런 영화를 만들 때 얻을 수 있는 혜택에 대해 좀더 길게 설명한다.
또 다른 아이디어의 예를 보자.

친애하는 코트 박사님
이건 우연일까요. 아니면 그저 일시적인 유행일까요? 저는 지난 달 Newsweek나 The New Yorker와 같은 잡지에서 최소한 세 번 이상 청소년 스트레스와 자살 문제를 다룬 기사를 읽었습니다. 그로 인해 저는 청소년 스트레스에 관한 연구와 이의 혁신적인 치료 방법으로 상당한 명성을 얻고 있는 박사님의 병원을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저는 이 문제에 대해 박사님과 함께 영화를 만들었으면 하는데, 이를 통해 박사님의 치료 방법과 연구방식을 전세계에 알릴 수 있을 것입니다. 이것은 객관적인 교육용 영화가 될 수도 있고, 좀더 상상력을 동원해서 두세 종류의 청소년 유형을 중심으로 한 영화가 될 수도 있을 것입니다. 신입생과 졸업생 한 명씩을 선택해서 그들의 문제점과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습니다.
제 생각엔 - 아마 틀린 생각은 아닐 것입니다 - 그런 영화(혹은 비디오)에 대한 요청이 상당할 것입니다. 또한 특정 대학이나 과학연구위원회에서 약 2만 달러 정도의 제작비를 후원받는 것은 아주 쉬운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어떻습니까? 이 문제에 대해 좀더 논의해 보시지 않으시려는지요?

위의 두 가지 예에서는 작가이자 감독이 제안의 주창자이다. 그러나 후원자나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시리즈에서 전반적인 주제에 대한 제안을 모집하는 경우도 있다. 그럴 때는 작가가 세부적인 제작 방향을 발전시켜야 한다. 최근 영국 내무성에서 내놓은 모집안을 보도록 하자.

제안서 모집
우리는 영국의 새로운 이민자들이 겪는 문제들과 성공적인 이민 정착에 대한 여러 가지 단편 영화를 제작하고자 합니다. 응모자들은 세 페이지 이하의 제안서를 3부 제출해 주셨으면 합니다. 영화의 길이는 20분 이내여야 하고, 제작비는 1만 5천 달러를 넘지 않아야 합니다. 제안서는 7월 31일까지 사무실로 접수시켜 주시기 바랍니다.

관심 있는 감독은 다음과 같은 제안서을 보낼 수 있을 것이다.

오케스트라
이 영화는 맨체스터의 한 특별한 오케스트라에 관한 것으로, 이들은 뉴델리와 마드라스에서 온 30명의 인도인이며 영국에 거주한 지 5년째입니다. 영어를 잘하는 사람도 있지만 다 그런 것은 아닙니다. 인도에서는 대부분 전문 음악인이었지만 여기서는 생계를 위해 새로운 사업이나 직업에 종사하고 있습니다.그들은 3년 전에 아소케 바드라의 인도 아래 인도 민속 오케스트라를 조직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오케스트라는 일주일에 세 번 연습을 하고, 지난 해에는 맨체스터와 런던의 Festival Hall에서 큰 공연을 가졌습니다. 내년에는 뉴욕의 '링컨 센터'에서 공연하기로 초청을 받았습니다.
우리는 이 오케스트라와 단원들에 대한 이야기가 이민자들의 적응문제를 다루는 매우 특이하고도 신선한 주제하고 생각합니다.

이 제안서 모집의 의도는 이민자 개개인의 배경과 문제점, 새 나라에 대한 태도를 들여다보고 이것을 희망의 이야기와 함께 풀어내려는 것이다. 오케스트라 주제가 이런 의도에 잘 부합한다는 것은 확실하다.
나는 오케스트라 아이디어에 대해 생각했지만 제안서를 내지는 않았다. 그랬기 때문에 몇 년 후 뉴욕의 영화감독이자 대학교수인 짐 브라운이 미국의 러시아 이민 오케스트라의 경험을 다큐멘터리로 만들었을 때 상당히 흥미를 느꼈다.


논의와 의제

당신의 첫 제안에 대한 반응이 호의적이었다고 하자. 의사, 후원자, 방송사 또는 단체에서 흥미를 보였다. 그들은 결정한 것은 절대 아니지만 좀더 이야기를 나누고 싶어한다. 그들은 만나서 논의를 해본 수에 앞으로의 일을 결정하려는 것이다. 다음과 같은 주제들이 그 만남의 논제가 될 것이다. 작품의 주제와 목적, 대상 수용자, 접근 방식, 예산과 시간과 같은 한
계. 이런 주제가 거론될 것을 알고 있다면 이에 대해 준비를 해서 필요할 때 즉시 대답할 수 있어야 한다. 또한 후원자와는 어떤 문제들에 대해 의논을 해야 할지도 알고 있어야 일단 작품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후에 오해의 여지가 없다.

주제와 목적

작품이 어떤 것이든, 누가 후원을 하든 작품의 주제와 목적의 범위는 처음부터 분명해야 한다. 이것이 어떤 영화이며, 누구에게 무엇을 이야기하고, 무엇을 성취하려는 것인가를 분명히 해서 목적에 대한 정의나 기본 설명을 제시하라. 만남을 주선하기 전에 이런 문제들을 분명히 밝혀 두어야 한다. 이런 목적 설명은 단지 후원자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이것은 작품을 진행하는 동안 당신 스스로의 생각을 올바로 정리해 줄 수 있다.
당신은 또한 작품을 통해 무엇을 하고 싶은가를 처음부터 명확히 해 두어야 한다. 목적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지만 그것이 어떤 것이란 것을 알고 있어야 한다. 단지 오락용인가? 기금 모금을 위한 것인가? The War Game이 그랬던 것처럼 사람들에게 잠재적인 위험을 경고함으로써 그들의 무사안일을 깨뜨릴 것인가? 교육을 위한 것인가? 특정한 관습이나 행위를 바꾸려는 것인가? 작품의 목적이 이 모든 것일 수도 있고 어느 것도 아닐 수도 있다.
그러나 처음부터 자신의 목적이 무엇인지는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만일, 당신 혼자만의 작품이 아니라도 초기 단계에서부터 작품의 주제에 대한 후원자의 태도를 파악할 필요가 있다. 후원자가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들이 원하는 것은 어떤 것인가? 그들의 관심과 태도가 당신과 맞아떨어질 수도 있지만 항상 그런 것은 아니다. 따라서 애초부터 후원자가 작품에 대해 확실한 의사를 표현하도록 하는 것이 나중에 작품이 중단되는 당혹감을 맛보는 것보다 휠씬 낫다.

수용자

작품의 목적은 독자적으로 논의될 수 없다. 여기에는 항상 작품이 목표로 하는 수용자에 대한 고려가 수반되어야 한다. 당신은 처음부터 작품의 관객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후원자가 요구를 하든, 당신 스스로 파악을 하든 마찬가지다. 어떤 사람들이 당신의 관객이고, 가장 좋은 접근 방식은 무엇이며, 관객의 규모가 큰지 작은지에 대해 생각해 둘 필요가 있다. 이러한 질문에 대한 답변이 작품의 집필 과정 전체에 영향을 미친다.
일반적으로 텔레비전 작품의 집필은 관객의 범위가 넓기 때문에 매우 어렵다. 텔레비전용 다큐멘터리의 경우, 관객은 14세에서 75세에 이르는 모든 연령층과 천차만별의 교육 수준 그리고 다양한 사회적•종교적 배경을 지닌 시청자들을 대상으로 해야 한다.
잠재적인 시청자와 그와 관련된 사항에 대해 당신이 알고 있어야 할 것들은 무엇인가?
첫째, 수용자의 전반적인 구성에 대해 알 필요가 있다. 작품을 관람하게 될 사람들은 정확히 어떤 사람들인가? 나이는 어떤가? 정치적 성향은? 종교는 어떤가? 도시인들인가, 시골 사람들인가? 지적인 사람들인가, 아닌가? 교육 수준은 어떤가? 전문 직업인들인가, 노동자들인가? 물론 항상 이 모든 질문을 던져야만 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 중 몇몇 질문을 하게 될 것은 분명하며, 그래야만 관객에 대한 과대 또는 과소 평가 없이 정확한 대상에 대해 직접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
다음으로, 작품이 보여지게 될 상황에 대해 알고 있어야 한다. 이 작품이 보여지는 장소는 학교인가, 교회 또는 대학인가? 텔레비전 황금 시간대에 방송될 것인가, 아니면 한밤중에 방송될 것인가? 만일 황금 시간대에 방송된다면 작품의 톤을 가라앉혀야 할지 모른다. 또 이른 시간에 방송될 것이라면 소수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하겠지만 주제에 대한 접근은 훨씬 더 혁신적으로 진보적일 수도 잇다. 작품이 대규모 만찬에서 기금 모집을 위해 상영될 것인가? 아니면 작은 마을 회관에서 보여질 것인가? 한 특정 국가의 관객을 대상으로 한 것인가, 아니면 전세계의 관객에게 보일 것인가? 텔레비전 시리즈물인가, 아니면 특집물인가?
당신은 주제에 대한 수용자의 느낌에 대해서도 파악해 두어야 한다. 수용자들은 주제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가? 그들이 전해 모르는 주제인가, 아니면 이미 그들에게 친숙한 주제인가? 혹시 주제에 대해 불만이나 편견이 있는 것은 아닌가? 또는 주제가 수용자의 일상적인 경험을 뛰어넘는 것인가? 수용자들은 작품의 철학을 수긍할 것인가 또는 거부할 것인가? 이런 질문들에 대한 현실적인 분석으 매우 중요하다.
예컨대, 당신이 피임에 대한 작품을 만든다면 대상 수용자들이 개신교도인지 가톨릭이지, 보수적인지 개방적인지를 확실히 알아야 한다. 말하자면 단신이 대상으로 하고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사람들의 문화와 신념을 이해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기초적인 내용을 알지 못하면 작품이 기술적으로는 뛰어날지 몰라도 메시지의 전달에는 실패할 수 있다.

접근방식

초기 논의에서 다루어야 할 중요한 질문 중의 하나는 "어떤 접근법을 사용할 것인가?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 하는 것이다. 이 부분에 대해 나는 단언을 하지 않으려 한다. 특히 작품의 주제가 작가인 내게 새로운 것이거나 내가 후원자를 잘 모르는 경우에는 더욱 그러하다. 내가 판단을 내리기 전에 그 주제에 대해 좀더 알아볼 시간이 필요하다.
접근 방식에 있어서는 주제의 특정 요서와 성격에 대해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된다. 먼저 다음에 대해 검토해 봄으로써 시작해 보자.

1. 상황적 또는 개인적 갈등
2. 이야기 구조 내의 강력하고 권위적인 등장 인물의 존재
3. 가능한 초점 영역
4. 등장 인물과 상황의 즉각적 또는 점진적 변화 - 마이클 앱티드(Michael Apted)의 작품 Seven Up-Twenty Eight Up의 경우처럼

이밖에 다른 요소들도 있겠지만 위의 네 가지는 전체 과정에서 가장 중요한 고려 사항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다.
당신의 마음속에는 여러 가지 질문들이 있을 수 있지만 후원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구체적인, 또는 당신이 어떻게 작품을 다룰 것인지에 대한 최소한의 아이디어를 원한다. 만일 당신이 수년 동안 이 주제에 대해 생각해 왔다면 그것을 어떻게 다룰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미 생각해 두었을 것이기 때문에 별문제가 없을 것이다 .문제는 주제가 새로운 것이고 당신이 거기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고 있을 때이다.
때로는 시간이 충분할 수도 있다. 중요한 다큐멘터리 제작을 할 때 나는 작품의 접근 방식을 생각하기 전에 먼저 주제에 대해 조사하고 그것을 파악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려고 한다. 그러나 후원자들이 "어떤 식으로 할 것인가?"를 묻는다면 곧바로 대답하지 않으면 안된다. 비록 방을 나서는 순간 그 아이디어를 버리게 되더라도 말이다.
내가 이런 질문에 맞닥뜨렸던 최초의 경험 중의 하나는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던 때였는데, 그 당시 내가 작업하던 박물관의 관장이 느닷없이 박물관에 관한 작품을 한다면 어떻게 하겠느냐고 물어왔다. 나의 즉흥적인 대답은 두 명의 여덟 살짜리 어린이의 눈으로 바라본 박물관이라는 것이었다. 나는 그 나이 또래가 갖는 호기심이 박물관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이런 접근법이 박물관에 관한 작품들이 보여 주는 전형적인 교양적 나열의 방식을 부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었다. 결국 나는 그 작품을 하지 못했다. 차라리 가만히 있는 게 나을 뻔했을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반대로 내 친구는 예민한 상상력을 지닌 사람들에게 적시에 새로운 접근법을 제안함으로써 작품에 착수할 수 있었다. 이 역시 주제에 대해서는 아무것도 모른 채 덤벼든 경우였다. 버몬트 주 조세청에서는 주민들의 지방세 납부를 권장하고 싶어했다. 내 친구는 세금에 대해 아무것도 몰랐지만 세금 납부를 거부하는 반란을 꿈꾸는 주인공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안했다. 모든 사람들이 그를 지지했고, 그는 지역의 영웅이 된다. 그러나 경찰력을 유지할 돈이 없자 도체에서 도둑이 생겨난다. 또한 병원도, 학교도 문을 닫게 된다. 주인공은 충격을 받고 세금을 납부하게 된다. 이것은 우스운 아이디어였지만 세금이 사회질서를 원활하게 유지하는 데 필요한 것이라는 핵심적 메시지를 확실하게 전달했다.
종종 부딪치게 되는 한 가지 어려움은 후원자들로 하여금 그들이 오랫동안 마음에 담고 있던 접근 방식, 그런데 당신이 보기엔 잘못된 그 방식을 포기하게 만드는 것이다. 가령 후원자들이 대주주 중의 하나인 소장을 주인공으로 하는 작품을 원하는데 당신이 보기에 그것은 작품을 망칠 요인일 수도 있다. 그쪽의 생각이 좋지 않을 때는 처음부터 차단을 시켜야 한다. 다만 기술적으로 처리해야 한다.
접근 방식에 대한 논의를 모든 자료조사가 끝난 뒤로 미루는 것은 이론적으로는 가장 좋지만 실제는 그렇지 못하다. 특히 텔레비전 뉴스 다큐멘터리의 경우는 더욱 그러한데, 왜냐하면 아이디어와 조사, 촬영 간의 시간이 너무 짧기 때문이다. 실제로는 먼저 작품의 접근 방식을 생각하고 나중에 당신의 원래 생각을 뒷받침하거나 결점을 확인시켜 주는 자료조사를 실시하게 된다.

한계

초기 논의의 목적 중의 하나는 불가능한 것에서 가능한 것을 찾아내는 것이고, 계획에 예산과 시간•기술적 문제 등과 같은 현실 요건들을 가미하는 것이다. 당신은 이런 논의가 단지 후원자와 제작자 간의 문제라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이것은 작품의 집필에 막대한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에 작가도 아울러 관여해야만 한다.

예산의 한계
초기 단계에서부터 예산의 한계에 대해 알고 있어야만 한다. 왜냐하면 예산의 규모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을 결정하게 되기 때문이다. 후원자(또는 당신 자신)의 원대한 계획상으로는 10만 달러가 필요한데 실제로는 2만 달러가 최대한의 예산액이라면 제작은 불가능하다. 스크립트는 예산의 범위 내에서 작품을 수행할 수 있도록 작성되어야 한다. 이것이 제1의 황금률이다.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제작자들은 대부분 현실적인 예산에 대해 분명히 알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기업이나 프로젝트에 관한 작품을 만들고 싶어하는 회사나 자선단체들은 이런 지식을 갖고 있지 않다. 후원자들은 항상 작품의 제작비용에 충격을 받고, 나도 더 이상 그들이 "뭐라구요! 3만 달러! 우리는 5천 달러면 충분할 줄 알았고. 아무래도 슬라이드 제작이나 하는 게 낫겠군."이라고 얘기해도 실망하지 않는다.
당신은 후원자와 어떤 이야기를 나누기 전에 제작비에 대해 확실히 알고 있어야 한다. 초기 단계에서 스크립트의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도 촬영 기간과 편집 길이, 소품 비용뿐만 아니라 작가와 감독의 급여나 이윤에 대해 고려해야만 한다. 따라서 당신은 모든 경비에 대해 생각해야만 하는데 이것은 후원자에게 당신의 멋진 아이디어에 필요한 경비가 얼마인지를 이야기하기 위해서, 또 후원자가 제시한 예산 내에서 작품이 과연 만들어질지 아닌지를 파악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 제2의 황금률은 이것이다. 당신의 작품 아이디어에 부적절한 예산은 수용하지 마라. 만일 예산의 한계가 있다면 스크립트도 그에 따라 제한될 수밖에 없다. 이 원칙을 무시하면 재정적 위험을 겪을 수밖에 없다.
이 단계의 비용 문제에서 발생하는 또 하나의 어려움은 입찰이 있을 경우이다. 당신이 제작을 맡게 될 유일한 감독이라면, 또는 후원자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당신에게 가져왔을 때는 적절한 예산을 요구할 만한 좋은 위치에 있는 셈이다. 가장 적절한 예산이란 무엇인가? 그 단체에 대한 대강의 파악이 되어 있어야 한다. 부유한 단체인지 아닌지, 이윤단체인지 자선단체인지 등. 일단 이에 대한 그림이 그려지면 입찰 가격을 어떻게 정할 것인지 계획이 선다.
작품에 대한 경쟁이 있을 때는 문제가 좀더 복잡해진다. 다른 제작자가 같은 작품에 입찰할 경우, 문제는 어떻게 다른 사람의 경쟁을 물리칠 수 있으면서도 작품의 질과 이윤을 보장할 수 있는 충분한 예산을 제시하느냐 하는 것이다.

시간의 한계
초기 단계에 시간 문제를 논의하는 것도 매우 중요하다. 작품 제작에서 시간에 대한 고려가 중요하다고 생각되는가? 그렇다면 처음부터 이 문제를 논의하는 것이 필요하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다.

1. 작품이 후원 단체의 연간 행사일이나 정치 집회일과 같은 특정 기일까지 완성되어 상영되어야 하는가? 만일 그렇다면 질적 수준을 유지하면서도 제 시간까지 작품을 마칠 수 있는가?
2. 계절이나 날씨가 작품 촬영과 완성 날짜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눈보라가 심한 계절에 촬영을 하게 된다든가, 장마로 인해 헬리콥터 장면을 찍지 못하게 된다든가 하는 점들을 고려했는가?
3. 일정 기간 동안 한 개인, 단체 또는 상황에 의존해야 하는가? 그 사람의 사정이나 상황이 변화됨으로 해서 제작에 차질이 생기지는 않는가?
만일 이런 문제들이 걱정된다면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그래도 여전히 불안하다면 아이디어를 포기해야 한다. 그쪽이 결국 더 나은 선택이다. 한 가지 예를 들어 보자.
1985년 여름, 나는 굉장한 아이디어를 생각해냈다. 즉, 하버드 대학의 공부벌레들 The Paper Chase의 교수역의 주인공으로 나온 존 하우스만은 실제로 작가와 제작자, 감독으로 활동했는데 그가 1940년에서 1980년까지 미국의 영화, 연극, 텔레비전의 역사적 변화를 목격한 사람이라는 사실이 내 머리에 떠올랐던 것이다. 그는 영화 시민 케인에서 오손 웰즈와 함께 일했고, 커크 더글러스와 함께 Lust for Life를 시작했으며, 거의 모든 종류의 매스 미디어에서 거의 모든 사람들과 친분을 갖고 있는 사람이었다.
나는 우리가 하우스만의 회상과 기억을 바탕으로 해서 미디어의 40년 역사에 대한 환상적인 작품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하우스만은 여기에 동의했고, 열정을 보였다. 막판에 나를 가로막은 것은 하우스만의 나이였다. 1985년 당시 그는 여든세 살이었다. 나는 제작비 확보에 거의 일년 반이 걸릴 것이고 작품의 제작과 완성에 또 일년 반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3년 동안 나는 하우스만의 건강을 자신할 수 있는가? 그것은 너무 커다란 모험이었고, 나는 작품을 포기했다. 하우스만은 1988년에 사망했다.

영화 또는 비디오?
초기에 결정해야 할 또 하나 중요한 문제가 있다. 후원자가 원하는 것이 영화인가, 아니면 비디오 테이프인가? 이것은 후원자와 관계없이 당신에게도 중요하다. 답변은 기술적인 조건이 아니라 작품의 목적과 사용에 달려 있다. 당신은 다음과 같은 경우에 비디오를 더 선호할 수 있다.
1. 프로그램이 주로 가정과 사무실에서 보여질 예정이라면.
2. 수용자가 작품의 앞뒤를 오가며 봐야 하거나, 특정 장면에서 멈추어 논의를 해야 하거나, 또는 빨리 돌려 보아야 할 경우라면.
3. 촬영분이 엄청나게 많은데 예산이 걱정이라면 - 이 경우 저예산 비디오 테이프는 큰 도움이 된다.
4. 적은 비용으로 많은 복사본을 만들어야 한다면
5. 정교한 효과를 살려야 하는데 이를 위해 전자기술이 가장 유용하다면.
6. 빠른 시간 안에 작업을 해야 하고 촬영 결과를 모니터로 확인해야 한다면.
7. 정치적 또는 다른 이유로 카메라를 가능한 한 눈에 띄지 않게 해야 한다면. 티베트의 반란 승려들에 관한 엘렌 브루노의 작품 Satya는 작은 8밀리 카메라로 찍은 것이다.

다음의 경우엔 영화가 더 나을 수 있다.
1. 후원자가 극장에서 작품을 상영하기를 원하거나, 당신이 원래 연회장이나 극장에서 작품 시사를 생각하고 있다면.
2. 촬영 화면의 질적 수준이 중대한 사항이라면.
3. 매우 긴 편집 과정이 필요하다면. 지금으로선 영화 편집 비용이 비디오 편집보다 훨씬 싸지만 이것은 곧 바뀔 수 있다.

사실 이러한 모든 사항들은 비디오 기술이 급격하게 발달함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 것들이다.

실현 가능성
새로운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작품의 실현 가능성에 대해 미리 생각해 본다. 때로 아주 근사한 아이디어가 떠오르지만 곧 이것이 전혀 현실적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다. 어떤 아이디어를 수용하기 전에 신중하게 고려를 해야 한다.
최근에 한 제작자 친구가 전세계의 첩보기관에 대한 작품을 생각하고 있다면서 내게 도와 달라는 부탁을 해왔다. 그것은 멋진 아이디어였고, 그 친구는 이미 국제 테러에 대한 두 개의 작품을 만든 바있다. 누가 봐도 그럴 듯해 보였다. 그러나 우리가 이 작품에 대래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수많은 문제점이 드러나기 시작했다. 물론 스파이에 대해 이야기하기는 쉽다.
프랑스가 그린피스의 함대를 날려 버린 사건에 대해, 바누누(Vanunu)를 납치한 이스라엘 첩보원이나, 존 르 카레(John le Carre)에 대해, 또 무능력한 KGB 요원들과 CIA의 문제에 대해 이야기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걸고 충부할까? 이 작품은 첩보기관에 대한 것이지 스파이나 첩보물 작가에 관한 내용이 아닌 것이다.
진짜 문제는 우리가 전세계의 첩보 시스템 - CIA, 영국 M15, M16, 이스라엘의 모사드 등-의 속사정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파고드느냐 하는 것이다. 아마 우리는 전 영국 첩보원이자 소설 Spy Catcher의 작가인 피터 라이트를 인터뷰하거나 1987년 첩보활동의 전모가 드러나 이스라엘 모사드의 전략에 대해 다룰 수는 있을 것이다. 그러나 여전히 그것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작품의 힘을 살리기 위해서는 진짜 내부 인터뷰를 해야한 했다. 그런데 우리가 기껏 얻을 수 있는 것은 소문이나 짐작 또는 추측에 의한 케케묵은 이야기나 사건의 뒷이야기 정도였다. 우리는 흥미로운 작품을 만들 수는 있었지만 내가 꼭 하고 싶은 작품은 아니었다.
그러나 나는 아이디어를 포기하는 것을 싫어한다. 만일 주제가 근본적으로 흥미롭다면 때로는 다른 접근 방식이나 약간 다른 시각을 사용해 볼 수 있다. 마찬가지로 처음에는 의심쩍고 별볼일 없어 보이는 아이디어가 간단한 변용이나 상상력에 의해 현실화되는 경우도 있다. 1975년 저명한 시네마 베리테 감독인 로저 그라프(Roser Graef)는 영국 대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관한 작품을 만들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철강이나 정유와 같은 대기업의 내부 간부회의에까지 접근을 해야만 했다. 모든 사람들이 "절대로 허가를 해주지 않을 것이다. 대기업의 모든 결정은 극비리에 진행되는 간부회의에서 수뇌들에 의해 이루어진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그라프는 뜻을 굽히지 않았고, 결국 세 군데의 대기업에서 그가 6개월 동안 간부회의를 찍어도 좋다는 허가를 해주었다. 그 결과로 나온 작품 Decisions는 지금까지 나온 가장 훌륭한 텔레비전 프로그램으로 남아있다.
때로는 불가능해 보여도 가능한 것들이 있다.


진행의 순서

지금까지 최초의 아이디어로부터 제안서를 만들기 위한 회의와 논의에 이르기까지 작품의 논리적 전개 과정을 살펴보았다. 그러나 이 순서는 뒤바뀔 수 있으며 후원자를 만나기 전에 상세한 제안서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정해진 법칙은 없으며 매번의 경우가 모두 다르다. 그러나 이 책의 목적상 나는 제안서를 만들기 전에 논의를 거치는 것을 순서로 잡았다. 다음은 제안서에 관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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