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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09-02-18 17:43
다큐멘타리, 기획에서 제작까지(11)
 글쓴이 : ㅁㄴㅇ
조회 : 5,470  
제11장 감독의 준비사항


이 장과 다음 2개 장의 목적은 다큐멘터리 감독의 태도와 작업 방식에 관한 것으로, 이 어렵고 또 엄청나게 보람있는 작업을 도와 줄 몇 가지 힌트를 제공하자는 것이다.
제작과 현지촬영까지 감독의 책임은, 이론상으로는 다른 사람과 나눌 수 있다. 그러나 촬영이 시작되면 작품에 관한 총책임은 감독이 짊어진다. 감독의 임무는 편집을 통해 완성작품으로 만들어질 개개의 장면을 만들고 찾아내는 데 있다. 일반 영화에서 감독이 실수를 하면 재촬영을 할 수 있다. 그러나 다큐멘터리 감독이 일회성 행사에서 실수를 하면 작품은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책임감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다큐멘터리 감독의 이미지를 떠올리기는 어렵지 않은데, 로버트 플래허티와 존 그리어슨 시대 이후 이것도 크게 달라졌다. 어떤 작품에서는 다큐멘터리 감독의 역할이 일반 영화 감독과 흡사하다. 샷을 설정하고 연기와 작업 지시를 내리는 등. 그러나 일반 영화 감독과의 유사성은 피상적인 것이다.
다큐멘터리의 본질은 일반 영화와는 크게 다른데 이는 허구가 아니라 현실을 다루기 때문이다. 다큐멘터리 감독의 목적은 영화 감독과는 다르기 때문에 연출에도 다른 자질이 요구된다. 둘 모두 작품 언어와 문법을 숙지하고 있다는 점에서는 같지만 다큐멘터리 감독의 시각과 목적, 일반적인 작업 방식 등은 일반 영화 감독과 아주 다르다.


감독의 임무

감독의 임무는 무엇인가? 그들은 어떤 사람이어야 하고, 어떤 자질을 갖추어야 하는가?
첫째, 감독은 뛰어난 기술적 지식을 지니고 있어야 한다. 이 지식은 아주 중요하다. 연출에 관한 대부분의 책은 촬영 기술이나 연속성 유지 등에 대해 다루고 있다.
나는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은 먼저 이런 책들을 읽어야 한다고 믿기 때문에 이 부분에 대해 더 이상 시간을 소비하지 않겠다. 나는 이 책에서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작품에 대해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를 말하고자 한다. 그러나 기술적인 요점과 기초적 연출에 대해 정리해 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본다.

1. 카메라 움직임 : 여기에는 팬, 틸트, 크랩, 트랙, 달리가 포함된다. 이것이 어떤 것들이며, 어떤 경우에 사용하는지 알고 있어야 한다.
2. 연속성 : 여기서 중요한 문제는 샷 간의 올바른 방향을 유지하고, 시퀀스 간의 적절한 연속성을 지키는 것이다. 편집에 관한 거의 모든 책이 필요한 사항들을 다루고 있다.
3. 관객의 자극 : 이것은 연출의 제1원칙이다. 관객으로 하여금 특정 장면을 기대하게끔 만들어야 한다. 한 남자가 칼을 들고 내려다본다. 당연히 관객들은 그가 누구를 보고 있는지를 알고 싶어할 것이고, 따라서 다음 장면은 희생자의 모습이어야 한다.
4. 컷어웨이 : 이것은 시간을 축약하고 방향성에 문제가 있는 시퀀스에서 시점을 전환할 때 사용한다. 대부분의 초보 다큐멘터리 감독들은 너무 적은 수의 장면을 촬영한다. 편집할 때 이 실수를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5. 샷의 효과 : 감정적인 효과, 즉 친밀도나 감정 표현을 위해 클로즈업을 사용하는 등의 효과에 대해서도 신경을 쓰는가? 또 등장인물이 화면을 압도하게 만들 때는 아래서 위로 올려찍고, 그 반대의 경우는 위에서 아래로 내려찍는 기초적인 원칙도 알고 있는가?
6. 렌즈 : 움직임을 더디게 하고 사물을 압축시키는 장초점 렌즈와 같은 다양한 렌즈의 효과에 대해서도 알고 있는가?

이런 내용들은 기본적인 것이지만 정리할 가치가 있다.
연출의 기술적 문제와 원칙에 관한 내 생각은 간단하다. 첫째, 가능한 한 작품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야 한다. 왜냐하면 원칙은 오랜 경험을 반영하기 때문이다. 일단 지식이 있으면 원칙을 고수할 것인지, 아니면 무시할 것인지를 결정할 수 있다.
둘째, 가능한 한 기술적 문제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알아야 하는데, 그럴 때에만 확실한 지시를 내릴 수 있고 제작팀의 이러쿵 저러쿵에 좌지우지되지 않을 수 있다. 기술적인 것이든, 인간적인 것이든, 작품 제작에 대해 많이 알수록 감독으로서 보다 안전한 위치에 있게 된다.
기술적인 지식에 덧붙여, 다큐멘터리 감독은 장르에 걸맞는 시각과 태도를 지니고 있어야 한다. 강조하고 싶은 것은 일반 영화든 다큐멘터리든 '연출'이라는 표현을 쓰고 있지만 반 이상은 두 가지 다른 의미로 사용된다는 것이다. 많은 다큐멘터리들이 마치 일반 영화처럼 씌어지고 계획되고 또 촬영된다.
그러나 상당수의 다큐멘터리들은 전혀 다른 작업 태도와 작업 방식을 요구한다. 이 문제의 시작은 감독이다. 이런 다큐멘터리들 - 단지 뉴스나 시사, 시네마 베리테 다큐멘터리 뿐 아니라 - 은 대본이 전혀 없고 미리 계획을 세울 수도 없다. 운이 좋으면 어디로 갈 것인지, 어떻게 진행을 할 것인지 등에 관한 간단한 메모나 대강의 아이디어 정도를 가질 수 있다. 그저 뛰어들어서 최상의 것을 기대하는 수밖에 없다.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발생할 것이다. 작업을 해 나가면서 비로소 작품을 발견하게 된다. 사건이 전개되면서 당신은 그것의 의미를 이해하고 핵심을 붙잡으려고 노력하는 것이다. 중요한 사항들을 보고 그것이 어떻게 전체적인 구성으로 만들어져 가는지를 보게 되는 것이다. 다큐멘터리 제작 세계의 반 이상은 이런 모습이며, 일반 영화와 비교하면 사자와 쥐의 생김새만큼이나 다르다. 더 중요한 것은 엄청난 책임이 감독에게 주어진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감독에게 필요한 것은 무엇인가?
목적의 명료성 : 감독으로서 당신은 무엇을 다룰 것인지, 그리고 어떻게 다룰 것인지를 분명히 알고 있어야 한다. 작품을 통해서 무엇을 전하고 싶은지도 확신하고 있어야 한다. 간단히 말해 초점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초점이 없으면 작품은 제대로 되기가 어렵다.
한 친구가 거의 5천 명에 이르는 자신의 집안 가문에 대한 작품을 만들었다. 그 가족은 4대 전에 캘리포니아로 이민을 왔고, 주의 발전에 큰 공헌을 했다. 가문의 이름은 이제 제품의 이름과 동일시될 정도인데, 그 가문의 가족들 중에는 그런 명성을 부담스러워하는 사람들도 있었다. 그들은 가문의 이름과 역사에서 벗어나 독립하고 싶어했다.
친구 제인은 그 가문 전체가 샌프란시스코에서 대규모의 가족모임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나를 찾아왔다. 그는 이것이 작품의 중추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일리가 있는 생각이었는데, 제인과 이야기를 나누면서 나는 점차 불편함을 느꼈다. 왜냐하면 그녀가 분명한 초점을 갖는 것을 싫어했기 때문이다.
작품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흥미의 요소를 지니고 있었다. 20세기 후반의 가족간의 유대감에 관한 작품이 될 수도 있다. 캘리포니아의 발전에 관한 작품도 가능하다. 성공한 유럽 이민의 사계로도 만들 수 있다. 그러나 이야기는 한 가지여야만 한다.
제인은 촬영 전에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거부했고, 그대신 무조건 뛰어들어 이런 저런 부분들을 촬영했다. 편집이 시작되자 장면 전체를 연결하는 초점과 논리가 없다는 것이 확연히 드러났다. 결국 그 작품은 평범하고 재미가 있기는 했지만 만일 제인이 처음부터 좀더 강한 결단을 내렸다면 아주 뛰어난 작품이 될 수 있었을 것이다.
스타일 : 목적과 아울러 작품의 스타일을 초기 단계부터 설정해서 작업 내내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스타일에는 액션, 과거 회상, 유머, 풍자 등이 포함된다. 분위기 있고 시적이며, 자극적이고, 또 밝고, 거칠고, 초현실적일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스타일에 일관성이 있어야 하며 감독은 자신이 하는 일을 잘 알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중간에 스
타일을 변화시킬 수도 있지만 이것은 관객들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
존 파울스와 같은 소설가는 늘 이런 방식을 쓴다. 가령 The Mangus는 중간에 열두 번씩이나 스타일과 방향을 바꾼다. 그런 변화는 영화에서는 훨씬 더 위험부담이 크다. 물론 Tongues Untied 같은 작품은 코미디와 비극, 연극과 다큐멘터리 간의 위험한 줄타기를 한 경우이기는 하지만.
스타일의 변화에 관한 가장 훌륭한 예는 앞에서 언급한 프랭크 츠비타노비치의 작품 The Road to Wigan Pier이다. 작품은 4분의 3은 조지 오웰의 작품과 자료 필름을 사용해 1940년대를 연상시킨다. 마지막 4분의 1은 작품의 상징적 인물은 노동 가수가 영국 정치인이 등장한 텔레비전을 보고 있는 모습을 그린다. 이것은 스타일의 대전환이지만 근저에 흐르는 주제가 장소와 분위기의 변화를 충분히 받쳐주고 또 작품 자체가 처음부터 실험적이고 해학적인 스타일을 암시하고 있기 때문에 잘 조화되고 있다.
원칙은 간단하다. 제작을 시작하기 전에 어떤 스타일을 선택할 것인지 오래 생각하고 그것을 고수하라. 스타일을 부수거나 바꾸려면 그 장단점을 신중하게 생각하라. 무슨 일이 있어도 피해야 할 것은 이유없이 스타일을 바꾸는 것이다.
경청 능력 : 여러 책에도 나와 있지만 영화감독들은 듣기보다는 말하는 경향이 있다. 가령 오토 프레밍거 감독의 이미지는 연출가라기보다는 남의 말을 절대로 듣지 않고 명령만 내리는 장교와 가깝다. 이것은 일반 영화에는 맞을지 모르지만 다큐멘터리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다큐멘터리 감독은 권위와 통제력을 유지해야 하지만 그보다 먼저 듣는 능력이 있어야 한다.
관찰하고 받아들이고 주의를 기울이는 능력, 이런 성향은 사람과 장면에 모두 해당된다. 당신은 복잡한 인간들과 그들의 행동, 동기, 고통, 행복을 이해해야 한다. 더 넓은 차원에서 장면과 집단 또는 사회를 이해해야 한다. 그런 이해의 과정에서 당신이 관찰한 것을 일반 관객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이것을 하기 위해서는 경청해야 한다. 다른 방법이 없다.
결정 능력 : 결정을 내리는 것은 연출의 핵심이다. 다큐멘터리의 어려움은 준비 없이, 예고 없이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데 있다. 미리 계획되고 준비된 다큐멘터리의 결정은 상대적으로 쉽다. 가령, 대학을 탐사하는 작품의 경우 아주 쉬운 유형의 결정들을 내린다. 누구를, 어디서, 언제 찍을 것인지를 미리 알 수 있고 따라서 연출도 기본적으로 행정적이고, 기술적으로 이루어진다. 편집할 만한 충분한 양의 샷을 찍고 그런 샷에서 핵심만 찾아내면 되는 것이다.
어려운 결정은 아무런 사건도 예상할 수 없고 상황도 끊임없이 변하는 무계획의 작품에서 나온다. 이럴 때 당신은 무엇이 중요하며, 카메라가 어디서 누구에게 초점을 맞추어야 하는지를 즉각적으로 파악해야 한다. 모든 것이 갑작스럽기 때문에 당신은 어떤 방향으로든 움직이고 카메라를 작동시킬 준비가 되어 있어야 한다. 그런 상황은 높은 지적 능력을 요구하지 않지만 필요한 것을 찍을 수 있을 정도의 지적 능력은 필요하다. 그리고 그것을 아는 사람은 당신이다. 카메라 맨은 불타는 집이나 파선이 중요한 장면이라는 것은 알지만 그에게 방관자의 무관심 아래 놓여져 있는 이야기를 알려 주는 것은 바로 감독이다.
지금까지 논의했던 사항들이 이제 하나로 묶여지기 시작한다. 당신이 작품을 통해 무엇을 할 것인지 알고 있다면, 그리고 핵심사항들에 대해 생각을 해두었다면 이제 당신은 결정을 내릴 수 있는 지침이 마련된 것이다. 이런 과제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는 결정을 내릴 수가 없다.
대부분의 경우 결정이 빠른 순간에 내려져야 한다는 것은 더 이상 얘기할 필요가 없다. 무엇이 발생할지 불확실하다면 제작팀에게 물어서 그들의 의견을 경청하라. 가장 치명적인 것은 결정 과정을 무시하고 제작팀이 무언가를 해내기를 막연히 기대하는 것이다. 그들도 결정되지 않은 상황을 느끼게 될 것이고, 운이 아주 좋아야만 이것이 작품을 대하는 그들의 태도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지 않을 수 있다.
나는 작품의 목적에 대한 인식의 필요성을 강조했지만 때로는 제작 과정 중에 무언가 원래 생각을 부정하는 통제 불가능의 사건이 발생할 수 있다. 이런 일이 발생했을 때 당신은 작품을 보호하기 위해 빠른 결정을 내려야 한다. 이 때 당신은 무언가를 보호하기 위해 작품 방향을 90도 이상 바꾸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이 결정은 매우 어렵다.
마이크 러보가 캐나다 국립영화소를 위해 만든 Waiting for Fidel에서 바로 그런 일이 일어났다. 러보의 목적은 두 명의 캐나다인을 쿠바로 데려가서 피델 카스트로와의 인터뷰 장면을 찍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들이 몇 주 동안이나 기다렸지만 카스트로와의 인터뷰는 성사되지 않았다. 작품의 핵심적인 부분이 무산되자 러보는 카메라를 두 명의 캐나다인에게 돌렸는데, 그들 중 하나는 우익 미디어 재벌이고 또 하나는 좌익 정치인이었다.
작품은 쿠바를 배경으로 두 사람의 시각과 서로 다른 성격에 대한 탐구로 바뀌었다. 이것은 원래 목적했던 작품은 아니었지만 훌륭한 대안이었다. 이 작품이 성공한 것은 러보가 제작 도중에 작품 방향을 바꾸고 새로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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