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 > 자료실
 
작성일 : 09-02-18 17:37
다큐멘타리, 기획에서 제작까지(7)
 글쓴이 : ㅁㄴㅇ
조회 : 5,503  
제7장 대본 초안의 시작


이제 당신이 작품을 시작한 지 몇 주가 되었고 윤곽이 분명하게 드러나기 시작했다. 당신은 이야기와 해설을 가미한 작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적절한 접근 방식과 구성도 생각해 두었고, 도입과 중반 그리고 결말에 대해서도 감이 잡힌다. 좋다! 이제 당신이 해야 할 일은 앉아서 대본의 초안을 쓰는 일이다. 이것은 아이디어를 중심으로 한 간단한 촬영 대본일 수도 있고, 해설이 곁들여진 촬영 대본일 수도 있다. 첫 번째 경우는 단지 영상에 수반되는 아이디어만을 정리하는 것이다. 두 번째 경우에는 실제로 기본적인 해설을 써야 하고 이것이 작품의 진행을 바꾸어 놓을 수도 있다.

이 두가지 형식 중 어느 쪽을 선택할 것인가? 답변은 상황과 작품의 성격에 의해 결정된다. 대부분의 후원자들은 나중에 바뀔 것을 알면서도 완성된 해설 대본을 보기를 원한다. 영상이나 아이디어 설명은 후원자들에게 별 도움이 안된다. 반대로 해설을 통해 작품을 이해하기란 매우 쉽다. 심지어는 모든 종류의 형식에 익숙한 텔레비전 다큐멘터리 부서에서도 당신에게 역사물이나 인물 다큐를 맡기기 전에 완성된 해설 대본을 요구한다. 당신이 제작비를 신청한 단체의 경우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그러나 대부분의 작품이 마지막에 가서야 대본을 완성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것이 정치적인 작품일 수도 있고 뉴스 다큐멘터리이거나 혹은 끊임없이 수정되는 작품, 또 편집단계에 가서야 비로소 완성되는 작품일 수도 있다. 이럴 때 최선의 방법은 당신이 작품을 통해서 표현하고자 하는 아이디어를 제시하고 편집이 끝난 후 해설을 쓰는 것이다.
나는 선택의 여지가 있을 경우, 아이디어 형식의 초안(나의 시각을 위해)을 쓰고 그 다음에 발표를 위해 해설을 곁들인 대본을 다시 쓴다. 이런 이중 작업이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지만 내게는 이것이 아이디어를 정리하는 데 도움이 된다.

대본의 형식

지금까지 제시한 예를 바탕으로 기본적인 대본 형식이 어떠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을 것이다. 일반적인 형식은 지면을 두 부분으로 나누어 왼쪽에는 영상을 설명하고, 오른쪽에는 오디오 부분(해설이나 아이디어)을 적는다.

해설은 아주 상세하지만 영상은 간단한 묘사에 불과하다. 당신의 작업은 감독에게 영상을 통해 무엇을 표현하려는지에 대한 전반적인 아이디어를 제공하고, 나머지는 그에게 맡기는 것이다. 물론 어떤 화면은 좀더 자세한 설명이 필요하다. 과학이나 의학 다큐멘터리에서는 기술적인 장면을 상세하게 묘사해야 한다. 하지만 대체로 간단한 제안으로 충분하다. 대강의 스케치만으로도 '아이디어' 대본은 충분하다. 나는 길고 상세한 문장으로 아이
디어를 설명하지 않는다. 주요 아이디어는 몇 개의 단어로 전달한다.
대본은 언제나 이렇게 두 부분으로 된 형식으로만 써야 하는가? 그렇지는 않다. 이것은 그저 하나의 관례일 뿐이다. 만일 지면 전체에 영상에 대한 설명을 하고 그 다음에 해설을 쓰고 싶다면 그렇게 하라. 유일한 원칙은 명료성이다. 대본의 아이디어가 작품에 분명하게 드러나는가?: 그렇다면 아무 문제도 없다.
실제 대본을 쓸 때는 다음과 같은 제목으로 몇 개의 메모를 해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1. 주요 아이디어 2. 논리적 전개
3. 영상화 4. 도입
5. 리듬과 속도 6. 절정
내게는 이런 분석이 잘 맞는데, 내 친구들 중에는 그런 분류를 거치지 않고 직접 집필에 들어가는 경우도 많다. 이런 항목들이 그들의 마음속에 이미 확실하게 자리를 잡고 있기 때문에 굳이 생각을 이런 식으로 나눌 필요가 없는 것이다. 그러나 모든 대본 작가들은 공식적이든 비공식적이든, 또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간에, 위에 적은 모든 항목들을 고려해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기억해 두어야 한다.
대본의 첫째 목적은 당신의 핵심 아이디어를 가장 흥미롭고 매력적인 방식으로 제시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이것을 단편화된 생각들의 모음이 아니라 하나의 전체로 보이게끔 해야 한다. 또한 작품을 통해 아이디어가 단순하면서도 무리 없는 논리와 전개로 펼쳐지도록 해야 한다.
이 문제는 다음과 같이 요약된다. 어떤 아이디어를 선택할 것이며, 이것을 어떻게 표현할 것인가? 조사를 통해 수많은 아이디어가 수집되었다. 이제는 이것을 걸러내어 몇 개로 축약하고 나머지를 제거하되 항상 화면의 주된 목적을 잊지 말아야 한다. 예를 들어, 대학에 관한 작품을 준비중이라면 아이디어의 전체 목록에는 다음 사항들이 포함되어 있을 것이다.

대학이 표명하는 것은 무엇인가?
기본적으로 종교적이며 법률적인 교육
수준 : 옥스퍼드, 케임브리지, 하버드, 예일
시간 낭비
대학 외부 사람들의 비난에 초점
아이디어의 생산자
무능한 교수들의 안락한 삶
정치적 소요의 진원지
결혼 시장
상아탑
지적 자극의 중심지
넘쳐나는 성

첫 작업은, 당신의 아이디어들을 걸러내어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몇몇 훌륭한 아이디어가 버려지기도 하지만 어쩔 수 없다. 위의 목록에서 어쩌면 3개 정도만이 대본에 반영될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이디어는 추상적인 것이 아니다.
또한 작품의 '등장 인물'을 고려해야 한다. 이들의 삶과 행동, 태도가 인간의 행위에 관한 아이디어를 묘사해 준다. The Berkeley Rebels에서는 대학을 정치 활동의 중심지로 보았고, 그것을 마이크의 이야기를 통해 표현했다.
이 시점에서는 관객에 대해서도 생각해 두어야 한다. 그들이 당신이 다루려고 하는 주제들에 관심을 갖고 또 이해할 수 있을 것인가? 각 아이디어를 얼마나 자세하게 묘사해야 하는가? 심층적으로 접근할 것인가? 미국 방송사의 간부들은 시청자들을 단지 몇 개의 주제밖에 이해하지 못하고 그것도 피상적으로만 표현해 줄 때만 가능한 바보천치로 본다. 나는 동의하지 않는다. 나는 대부분의 시청자들이 수많은 아이디어들, 아주 복잡한 것도 금방 이해한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매력적으로 표현되기만 하면 말이다.
이 단계에서 명심해야 할 것은, 아무리 아이디어가 많아도 작품 전체를 묶어낼 수 있는 한 가지 끈이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이 문제는 작품을 통해 대답하고자 하는 한 가지 질문의 형태로 표현되기도 한다. 대학은 과연 국가에 이로운가, 해로운가? 케네디는 역사에 의해 오판되었는가? 어빙 베를린은 금세기 최고의 대중 작곡가인가? 헤밍웨이는 과연 어떤 인물인가? 많이 들어본 질문들인가? 당연하다. 주요 아이디어에 대한 이런 진술들은 당신이 몇 달 전 제안서를 쓸 때 제일 먼저 했던 것들이다.
주된 아이디어를 결정한 뒤의 다음 작업은, 이것을 서로 쉽고 자연스럽게 연결시키는 논리적 단락이나 시퀀스로 정리해 내야 한다. 시퀀스라는 것은 어떤 공통된 요소에 의해 연결된 샷의 연속 - 아이디어의 연속과 영상 배경, 행동의 연속, 음악적 주제-으로 각 요소는 좀더 세부적인 사항들을 담고 있다. 시퀀스 내의 샷은 다음에 의해 연결될 수 있다.

1. 중심아이디어 : 공원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 투창을 던지는 여자. 프로 야구경기, 레슬링 게임. 스포츠 주제는 명백한 통합 요소지만 작가가 전달하려는 중심 아이디어는 스포츠가 전쟁에서 기인한 것이라는 점이다.
2. 배경 : 로키 산맥이 보인다. 거대한 산들, 폭포, 그리고 계곡, 울창한 삼림, 빽빽한 정글. 이 부분의 공통 요소는 배경과 자연의 웅장함이다.
3. 행위 : 한 학생이 집을 나서서 등교하여 친구들과 인사하고 커피를 마시고 교실로 들어간다. 교실까지의 모든 행동은 특정한 통일성을 지닌다. 교실 장면은 다른 시퀀스로 시작될 것이다.
4. 분위기 : 전쟁이 시작되었다. 탱크가 진군한다. 여자들이 울고 있다. 파괴된 건물의 모습이 보인다. 남자들이 모여서 이야기를 하고 있다. 작은 소년이 거리를 정처없이 방황한다. 이 부분의 통합 요소는 단지 전쟁의 시작(아이디어)뿐 아니라, 인물과 배경의 어둡고 음울한 분위기이다.

물론 더 많은 범주가 있을 수 있고 서로 크게 중복되기도 한다. 아이디어나 행위, 배경, 중심인물, 분위기, 이 모든 것들이 하나의 시퀀스를 위해 통합될 수도 있다. 이에 관한 또 하나의 시각은 전체성, 즉 통합된 단락을 제시하는 일련의 아이디어와 이미지, 인물의 행위, 정보들을 생각하는 것이다. 이것이 하나의 연결점을 제시하고, 나중에 당신은 이 시퀀스가 전체의 어디쯤에 삽입될지를 알 수 있다. 당신은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져야 한다.

이 시퀀스에서 나의 요점은 무엇인가?
이 요점을 위해 무엇을 보여 줄 수 있는가?
등장인물 혹은 참가자들은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음향, 즉 음악의 대사, 효과 또는 해설은 시퀀스를 보다 효율적으로 만들기 위해 어떻게 사용될 것인가?

실제로 시퀀스의 통합과 관객들에게 당신의 강조점이 무엇인지를 보여 주기 위해 해설을 사용하게 될 것이다.
시퀀스들을 일종의 순서에 의해 정렬하고자 할 때 두 가지 점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첫째, 작품의 논리와 수학적인 논리 간에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는 것을 명심하라. 전자는 훨씬 더 유연하고 감정적이며 비본질적이다. 이것은 머리보다는 배로 느껴지는 논리라고 할 수 있다.
내가 최근에 본 작품 중에 요절한 세계적 첼리스트 자클린 뒤 프레에 관한 것이 있다. 작가 겸 감독은 성공적인 연주회를 마친 뒤 플레의 모습에서 시작해서 그녀의 어린 시절로 되돌아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이 작품은 부드럽고 따스한 가을, 붉고 노란 나뭇잎에 햇살이 반짝이는 가운데 엘가의 첼로 협주곡이 울려퍼지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감독은 부드럽고 시적인 도입을 택했고, 본주제의 도입은 뒤로 미루어졌지만 이것은 매우 효과적이었다.
두 번째 명심할 것은 아이디어의 발전적 논리는 영상과 감정적 발전과 동등하게 다루어져야 한다는 것이다. 어느 한 쪽을 희생한 강조는 작품을 망칠 수 있다.
가장 단순하고 자연스런 아이디어의 순서는 연대기이지만 공간적인 전개를 선택할 수도 있다. 중요한 것은 성장의 느낌을 주는 순서를 찾는 것이다. Film Scripwriting이라는 뛰어난 책을 쓴 드와이트 스웨인은 단순한 것으로부터 복잡한 것으로, 특수한 것에서 일반적인 것, 친숙한 것에서 낯선 것, 문제에서 해결로, 원인에서 결과로 움직여 나갈 것을 제안한다.
중요한 것은 필연성과 자연스런 흐름의 암시 또는 환상이다. 연대기적 전개는 가장 고전적인 이야기 방식이다. 이것은 가장 자주 사용되는 방법인데, 다음에는 무엇이 일어날 지 궁금해 하는 사람들의 자연스런 호기심을 만족시키기 때문이다.
만일 천재 소년을 만나면 우리는 그 아이가 어른이 되면 어떻게 될지, 또는 Best Boy에서처럼 혼자 내버려진 필리가 어떻게 될 것인지 궁금해지는 것이다. 또 가족의 보호 속에 갇혀 있던 소녀가 처음으로 낯선 방에 혼자 살게 됐을 때 어떻게 될지 알고 싶어진다. 또 수녀원의 수녀가 서약을 파기하고 세상으로 돌아가는 과정도 궁금하다.
존 엘스의 아카데미 수장작 The Day after Trinity는 로버트 오펜하이머의 삶과 원자탄 발명으로 인한 사건들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어린 시절부터 어른이 되어 로스 알모스의 원자력 프로젝트를 감독하기까지 오펜하이머의 연대기적 삶을 그린다. 마찬가지로 돈 펜베이커의 Jane은, 제인 폰다가 첫 번째 브로드웨이 연근 연습을 위해 도착하는 장면으로 시작해서 첫 공연의 비참한 실패 후 비평이 실린 신문이 도착하는 것으로 끝을 맺는다.
인종차별과 개인의 정체성을 다룬 가장 감동적인 작품 중의 하나인 Tongues United에서 말론 릭스는, 자신의 동성적 성향을 점차로 발견해 가는 과정을 깊이 있게 추적한 바 있다. 이 과정에서 사방으로부터의 적개심을 만나야 했는데, 마침내 한 백은 소년을 통해 사랑과 애정이 인정의 장벽을 넘을 수 있음을 깨닫게 된다. 이 작품은 정치적 측면과 성적인 측면 모두에서 성장에 관한 것이고, 정말로 위대한 인간 행동의 기록이다.
또 하나의 전개 방식은 위기와 갈등 그리고 해결 구도인데 이는 앞에서 The Chair 부분에서 이야기했다. 얼핏 보면, 이 전개 방식은 연대기 구조와 비슷하지만 몇 개의 큰 차이점이 있다. 가령 연대기적 작품의 흔한 전략 중의 하나는 인물의 성장이나 정치, 경제 또는 예술적 경력의 발전을 묘사하는 것인데, 오펜하이머의 The Day after Trinity가 그런 예이다.
갈등 다큐멘터리에서도 비슷한 경우가 있지만 후자의 경우에 우리가 더 관심을 갖는 것은 인물의 변화보다는 갈등의 해결이다.
The Chair의 행위는 닷새 동안에 일어난다. 시간이 흐르지만 인물은 변하지 않는다. 그 대신 폴의 운명에 관한 긴장이 작품을 끌고 나간다. 그가 죽을 것인가, 살 것인가? 우리는 대답을 기다린다. 제임스 립스콤의 작품 Mooney versus Fowler에서는 두 명의 활달한 축구 감독의 삶과 지역 챔피언을 차지하기 위한 두 팀 간의 갈등이 전개된다. 게임이 끝나고 갈등이 해결되면 작품은 끝난다.
또 다른 좋은 예는 싸움의 전개 과정을 그린 BBC의 작품 Whose House Is It Anyway?이다. 영국에서는 모든 사람들이 자신의 집은 성이며 신성 불가침의 공간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사정이 그렇지 못하다. 지역 의회가 어떤 집을 소유할 타당한 이유가 있으면 그렇게 된다.
빌리와 고든 하워드는 고즈 커티지에서 오랫동안 살아왔는데 어느 날 지역 의회가 그 집에 대해 강제 매각을 명령하고 소유권을 선포한다. 65세와 73세의 이 고집 센 독신 형제는 매각 명령을 무시하고, 만일 집달리가 오면 집을 포기하느니 그를 쏴버리겠다고 말한다. 작품의 처음 몇 초 동안 갈등이 발생하고 그 다음엔 싸움의 단계와 과정이 전개된다. 이것은 우리 모두에게 관련된 주제이고, 우리는 쉽게 작품에 빠져들어 갈등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궁금해하게 된다.
연대기적 전개와 갈등 전개는 다큐멘터리에서 가장 빈번하게 사용되는 것이고, 그 다음이 추적이나 미스테리 해결을 위한 조사 방식이다. 드라큐라 이야기에서부터 트로이를 찾으려는 고고학자 슐리만의 이야기까지를 다루는 Discovery 시리즈의 인기는 바로 그런 이유에서다.
제임스 버크의 시리즈 Connections(앞서 얘기한)는 추적 주체의 변형이다. 의도적인 추적을 다루기보다는 기술적인 발견이 어떻게 전혀 예상치 못한 방식으로 이루어지는가를 보여 주었다. 그의 작품은 경탄 A에서 경탄 B로, 또 그 다음으로 진행된다. 이 시리즈를 보고 있으면 마치 마술사가 모자에서 물건을 끄집어 내면서 관객들을 경탄시키는 것을 보는 듯하다. 버크의 비법은 우리의 호기심을 자극해서 기술 변화라는 낯선 세계로 인도하는 것이다.
나는 로켓 폭발의 발명에 관한 버크의 작품에 나온 아이디어의 전개를 재미 삼아 적어 보았다.

1. 영화가 시작된다. 감독인 버크가 현대적 공장에서 플라스틱의 다양한 용도에 대해 이야기한다.
2. 이어서 그는 돈을 대체한 플라스틱 신용카드에 대해 이야기한다.
3. 우리는 다시 신용 재정에 대한 논의에 빠져든다.
4. 이 주제는 우리를 14세기로 데려간다. 화면은 성 주변에서 놀고 있는 기사와 여인들을 보여주고, 버크는 그 당시 새로운 신용 개념이 어떻게 버군디 공작의 소군대를 도와 주었는지를 설명하기 시작한다.
5. 신용으로 인해 군대는 수천 명에서 6만 명까지 성장한다. 즉 신용이 더 큰 군대를 만든 것이다.
6. 군이 커짐에 따라 새 무기가 등장한다. 단창이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되더니 나팔총에 의해 밀려나고, 다시 소총이 이를 대신한다. 단창은 다시 총검의 형태로 소총과 결합된다.
7. 계속 성장하는 군은 이제 20만에서 30만까지 확대된다. 군은 음식이 필요했다.
8. 나폴레옹의 군대는 너무나 커져서 더 이상 지방에만 주둔할 수 없었다. 그들은 신선하지 않은 음식이라도 필요로 했다. 이로 인해 통조림의 개발이 이루어졌다.
9. 이는 다시 얼음 제조 기계의 발명으로 이어졌고, 이것은 다시 화학 물질과 가스를 사용한 냉장법과 냉장고를 개발해 냈다.
10. 음식 보존법이 중요해짐에 따라 진공병이 발명되었다.
11. 진공병의 원리는 가스를 진공 상태에서 폭발시키는 것이다. 이것이 대규모로 이루어진 것이 워너 폰 브라운이 발명한 V-2 로켓이다.

군대용 음식이 로켓 폭발로 연결되는 마지막 부분에 오면 마치 뒤통수를 맞은 느낌이 든다. 어떻게 이런 요술이 일어났는지 궁금해진다. 해답은 버크가 관객을 위해 엮어 놓은 놀랍고도 '논리적인' 아이디어의 결합이다.
버크의 작품은 서로 필연적으로 연결된 것처럼 보이는 11개의 부분으로 이루어져 있다. '것처럼 보인다'고 한 것은 자세히 살펴보면 아주 뛰어난 모략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작품에 아무런 외면적인 논리가 없을 때는 어떻게 할까? 해답은, 서로 연관된 아이디어의 단락을 만든 뒤 영상과 해설을 이용하여 서로 동떨어진 부분들을 부드럽게 짜맞추는 것이다.
교통사고에 관한 작품을 만들 때, 나는 네 가지 부분을 집중 조명하고 싶었다. 사고의 발생, 피해자의 반응, 사고의 원인 그리고 도로 사정이다. 그런데 이 네 가지의 순서에 대한 뾰족한 논리가 없었다. 그렇다면 최종 대본 순서를 뒷받침할 만한 이유가 무엇인가?
나는 도로 사정을 첫 부분에 넣었는데, 이것이 몇몇 흥미로운 문제들을 제기하지만 작품의 클라이맥스에 사용되기엔 감정적인 흥미 요소가 적었기 때문이다. 반면 운전자에 대한 매우 감동적이고 극적인 자료들을 얻었기 때문에 이것을 마지막 부분에 넣었다. 차에 관한 부분은 중반부에 포함시켰다.
처음에 대본이 이런 식으로 씌어졌는데 나중에 미래의 자동차에 대한 광장한 자료를 발견했고, 나는 이것이 21세기는 어떻게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다. 그것은 작품을 끝맺는 좋은 방식이라고 생각해서 자동차와 운전자 부분을 뒤바꾸었다. 처음에 쓴 대략적인 대본을 다음에 소개해 보았다.

내가 위에 적은 내용은 결국 14페이지로 확대되었다. 대략적인 초안이기는 하지만 영상과 아이디어가 어떻게 결합될 수 있는지를 분명하게 보여 준다. 물론 나중의 대본에 훨씬 더 상세한 내용이 담겨야 하며 촬영을 통해서도 새로운 형식과 변형이 이루어질 것을 나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지면에 몇 가지 아이디어를 적을 필요가 있었고, 그래야만 그것을 어떻게 처리할지, 순서가 최소한 이론적으로라도 이해할 만한지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어떤 부분은 내가 제시하고자 하는 주제에 논리적으로 필요하기 때문에 포함된 것이 아니라, 영상적으로 흥미롭고 재미있는 촬영이 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에 포함된 것이라는 점을 밝혀둔다. 예를 들면, 경찰의 조사 실험실 장면은 아이디어 전개에는 그다지 도움이 되진 않지만 거짓말 탐지기와 비밀 카메라 장치, 금속 실험법등을 이리저리 살펴보기엔 아주 좋은 장소였다. 롤즈 로이스의 지붕에 앉은 금발을 찍은 현란한 장면 역시 반드시 필요하지는 않았지만 어떤 대조적인 영상을 보여 줄 수 있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최초의 초안이 서로 완전히 분리되어 있던 시퀀스 간의 임시적인 순서와 연결을 제시해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시작이다. 마지막 편집 과정에서는 엄청난 순서변경이 일어날 수 있는데 그 부분은 편집에 관한 장에서 다룰 것이다.
내가 시퀀스 연결 개념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것이 없으면 당신의 작품은 아주 진부해지거나 완전한 잠재력을 발휘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내가 앞에서 크게 칭송한 Tongues United에 대한 비판점 중의 하나이다. Tongues Untied에서는 아주 뛰어난 시퀀스가 많지만 때로는 서로 배치되는 부분들이 뒤섞인 채로 제시된 것처럼 보이는 경우도 있었다. 결국 이것은 작품에 대한 당신의 감정적 연결을 차단하게 된다.


전형적인 문제점들

대본 작성에서 논리를 찾을 때 작업이 다양한 가능성에 의해 상이한 방향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있을 것이다. 가장 흔한 문제는 연대기적으로 전개할 것인가, 개념적으로 혹은 공간적으로 전개할 것인가를 결정하는 것이다. 실제로는 어떤 문제인가? 그럼, 연대기적 전개와 개념적 전개를 비교해 보자.
당신은 2차 대전에 관한 작품을 제작중이고, 시민 저항의 주제를 부각시키려고 한다. 전체 이야기는 1942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 과정에서 작품에 사용할 만한 저항에 관한 몇 개의 이야기를 찾아낸다. 하나는 1942년의 이야기고 또 하나는 1944년, 나머지는 1945년의 이야기이다. 아이디어로만 한다면 당신은 모든 이야기를 하나의 시퀀스에 담아서 저항에 관한 견해를 드러내고 싶을 것이다. 하지만 그럴 경우 1945년이 무대가 되지만 작품의 주된 부분은 1942년에 머물어 있다. 이때 문제가 생긴다.
동일한 작품에서 당신은 1944년 6월의 대공격을 다룬다. 그런데 갑자기 Dieppe 공습과 이태리 공격과 같은 또 다른 성공적 전투와 성공하지 못한 공격들에 대해서도 다루고 싶은 마음이 든다. 곁가지를 치고 이런 사건도 다룰 것인가, 아니면 그냥 노르망디 해변 장면에 머룰 것인가?
쉬운 해답은 없다. 하지만 여기서 몇 가지 유용한 질문을 떠올려 볼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관객을 혼란시키지 않을까? 내용의 극적•감정적 전달에 도움이 될 것인가, 아니면 이를 망칠 것인가? 작품의 전체적인 리듬에 영향을 미칠 것인가? 열에 아홉은 연대기적 전개 내에서 정보가 다할 때까지 하나의 물리적 장소의 머물러 있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다. 예외도 있긴 하지만 실제로는 이런 지침이 가장 유용하다.
초안을 쓸 때 또 다른 문제는 너무 많은 시퀀스를 과도하게 담으려 하는 것이다. 갑자기 할 얘기가 너무 많고, 당신은 이 모든 것을 담고 싶다. 그러나 이런 충동을 억제해야 하며 포함시키고자 하는 것들의 가치를 진지하게 검토해야 한다. 두 번째 대본이 만들어질 것이고 또 편집에서 시퀀스를 줄일 수도 있지만 처음부터 모든 것을 정리해 두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로 이것이 Tongues United의 두 번째 문제점이었다. 너무 많은 것을 이야기하는 바람에 작품의 힘이 결과적으로 축소되어 버린 경우다. 따라서 원칙은 적은 것이 더 많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서울시 동작구 신대방 2동 343-5 청강빌딩 3층 T:823-9124 F:823-9125 E-mail: docupurn골뱅이docupurn.org a